겨울에는 눈이 오는데, 나는 예전부터 눈 오는 것이 싫었다. 새하얗게 소복이 쌓인 풍경을 보면 역시 아름답다고 느끼지만, 눈이 온다는 소식에는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걱정과 짜증이 앞섰다. 이러한 상태는 초등학교 때 극심했다.
당시에 나는 집부터 학교까지 걸어서 등교를 했다. 어른 걸음으로 20분(현재 네이버 맵 도보 기준)이 걸리는 등굣길은 맑은 날에는 괜찮았다. 하지만, 밤에 눈이 잔뜩 내려 쌓여있다면?
눈이 쌓이고 얼마 안되어서 외출을 하면 그래도 눈에 신발이 푹푹 담기면서 신발이 조금 젖어들어갈 뿐 아주 힘들지는 않다. 하지만 그 눈이 살짝 녹고, 다시 얼려져 있었을 때 미끄러운 길을 걸어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. 내리막 길을 걷고, 육교를 지나가야만 학교를 갈 수 있었는데,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에 힘을 잔뜩 준 채로 조심조심 걷다보면 시간도 오래 걸려서 평소보다 일찍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했다. 계속 긴장 상태로 걸어가다 학교에 오면 기운이 쏙 빠졌다. 이렇게 초등학교 때부터 눈 오는 걸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. 그래도 친구들이랑 눈싸움하고, 눈사람 만드는 건 재밌었지만 그런 재미를 누리지 않아도 되니 눈이 안 오는 편을 더 바랬다.
지금은 예전만큼 눈 내린 길을 걸어 외출하는게 힘이 들지는 않지만, 버스가 막히는 것도 짜증 나고 집 앞에 빗자루질해야 되는 것도 너무 귀찮다. 그리고 어디 실내 들어가면 사람들 신발에 묻어있던 눈이 딸려 들어와 바닥에 더럽게 녹아있는데 이건 미관상으로 별로지만, 밟으면 엄청 미끄러워서 누가 다칠까 봐 신경 쓰인다. 최근 들어 눈이 간간히 내리고, 내일도 잔뜩 눈이 내린다던데. 아.... 나는 눈 오는 게 싫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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